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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화 폭군 육서준을 찾아가다

에어백이 터지며 거대한 충격이 심유진의 몸을 앞으로 거칠게 내동댕이쳤다.

이마를 타고 흘러내린 뜨거운 액체가 시야를 붉게 물들였다.

고통스러웠다.

하지만 가슴이 무너져 내리는 듯한 절망감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었다.

"엄마... 엄마가 날 기다리고 있어..."

심유진은 거친 숨을 몰아쉬며 찌그러진 차 문을 밀어 열었다. 그리고 비틀거리는 걸음으로 병원을 향해 미친 듯이 내달렸다.

이마에서 흐르는 피가 눈물과 뒤섞여 뺨을 적셨지만, 그녀는 그조차 느끼지 못했다.

"유진아!"

피투성이가 된 채 뛰어 들어오는 그녀를 발견한 임채원이 기겁하며 달려와 부축했다. "너, 너 다쳤어?!"

"우리 엄마... 엄마는 어떻게 됐어?"

임채원은 입술을 꽉 깨물더니 왈칵 눈물을 쏟아냈다. "방금 응급치료가 끝났는데, 상태가 너무 안 좋아... 바이탈 사인이 계속 떨어지고 있어... 유진아, 그놈들이 기어코 어머님을 말려 죽이려는 거야!"

심유진은 다리에 힘이 풀려 그대로 바닥에 주저앉을 뻔했다.

그녀는 비틀거리며 엄마의 병상으로 다가가 떨리는 손을 뻗었다. 차갑게 식어가는 엄마의 손을 잡고 싶었다.

하지만 그녀의 두 손은 걷잡을 수 없이 덜덜 떨리고 있었다.

한때 이 손은 수많은 사람의 목숨을 살려낸 신의의 손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엄마의 맥을 짚는 것조차 불가능했다. 다시 메스를 쥐는 것은 꿈조차 꿀 수 없는 끔찍한 현실이었다.

눈물이 시야를 완전히 가려버렸다.

심유진은 지금 이 순간만큼 자신이 뼈저리게 증오스러운 적이 없었다.

그녀는 온몸을 사시나무 떨듯 떨며 처절하게 오열했다.

"엄마... 죄송해요, 다 내 잘못이야! 이렇게 될 줄 알았으면, 고경환 그 쓰레기를 구하겠다고 내 손 신경을 망가뜨리는 짓 따위는 절대 하지 않았을 텐데..."

"수많은 사람을 살리던 의사면 뭐 해! 정작 내 엄마를 살리지 못하는데..."

"그딴 짐승만도 못한 놈 때문에, 엄마를 구할 능력마저 잃어버렸어."

"미안해... 정말 미안해... 엄마..."

임채원이 울음을 터뜨리며 그녀를 꽉 끌어안았다. "유진아, 제발 이러지 마... 방법이 있을 거야, 분명히 살릴 방법이 있을 거라고..."

방법?

이제 무슨 방법이 남았단 말인가?

그 악마 같은 놈이 모든 퇴로를 끊어버렸다.

고경환은 그녀를 철저한 벼랑 끝으로 몰아세워, 제 발 밑에 무릎 꿇고 빌게 만들 작정이었다.

심유진은 지금 이 순간만큼 자신이 뼈저리게 증오스러웠던 적이 없었다.

심유진은 피와 눈물로 범벅이 된 채, 고개를 번쩍 들었다.

이마에서 흐른 핏방울이 눈물과 섞여 차가운 바닥 위로 뚝뚝 떨어졌다.

그녀는 갑자기 손을 들어 자신의 뺨을 사정없이 내리쳤다.

짝! 짝!

"내가 멍청했어... 내 눈이 삐었던 거야..."

"그딴 개자식 하나 때문에... 우리 엄마를 죽음으로 몰아넣었어..."

임채원이 기겁하며 울음 섞인 목소리로 그녀의 손을 붙잡았다. "유진아! 제발 그만해! 네 잘못이 아니잖아!"

"내 잘못이야..." 심유진의 텅 빈 눈동자가 허공을 맴돌았다. "전부 다 내 잘못이야..."

임채원은 그녀를 부서져라 껴안으며 소리쳤다. "유진아, 어머님은 아직 네가 필요해! 분명히 다른 방법이 있을... 아!"

무언가 번뜩 떠오른 듯 임채원의 목소리가 확 높아졌다.

"NS1209! 어머니가 쓰시던 그 특효약 말이야, 애초에 고씨 가문에서 개발한 게 아니었어!"

초점 없던 심유진의 눈동자가 천천히 움직였다. "뭐라고?"

"고씨 가문이 어머니한테 투여하던 특수 신경 회복제 NS1209, 난 여태껏 고씨 그룹에서 만든 줄 알았거든!"

"근데 지난달에 우연히 내부 유통 문서를 봤는데, 그 약은 육씨 그룹 산하의 딥블루 테크에서 독점 개발한 거였어!"

"고씨 가문이 약을 안 주겠다면, 육씨 그룹을 찾아가면 돼! 육서준을 찾아가자고!"

육서준.

S시 재계의 모든 이들이 벌벌 떠는 잔혹한 폭군이자 사신으로 불리는 남자다.

그리고 딥블루 테크의 설립자.

"육서준, 그 사람 지금 어디 있어?" 심유진의 죽은 잿빛 눈동자 깊은 곳에서 미약한 불씨가 타올랐다.

"나도 몰라... 육서준은 행방이 묘연한 데다 엄청 위험한 인물이야. 게다가 NS1209는 고씨 가문 병원에만 독점으로 공급할 뿐, 외부에는 절대 판매하지 않겠다고 공식적으로 선언했어..."

"노트북." 심유진이 그녀의 말을 단호하게 끊었다.

"어?"

"노트북 좀 가져다줘."

임채원이 서둘러 노트북을 가져왔다.

심유진은 크게 숨을 들이마시며 덜덜 떨리는 손가락을 키보드 위에 올렸다.

아직 핏자국이 선명한 손가락이 기이할 정도로 빠른 속도로 키보드를 두드리기 시작했다.

검은색 명령창이 팝업되더니, 복잡한 코드가 폭포수처럼 쏟아져 내렸다.

모니터의 푸르스름한 불빛이 피로 얼룩진 그녀의 창백한 얼굴을 비췄다.

임채원은 숨을 죽였다.

그녀는 까맣게 잊고 있었다.

심유진은 단순한 의학계의 천재가 아니었다.

그녀에게는 또 다른 숨겨진 신분이 있었다.

7년 전, 전 세계 사이버 보안국을 공포에 떨게 만들었던 전설적인 존재,

바로 슈퍼 해커 S였다.

타닥타닥타닥! 키보드를 두드리는 소리가 점점 더 거칠고 다급해졌다.

심유진의 이마에는 식은땀이 맺혔고, 찢어진 상처에서는 여전히 붉은 피가 배어 나왔다.

화면 속 지도가 끊임없이 확대와 축소를 반복하며 위치를 추적했고, 겹겹이 쳐진 방화벽을 단숨에 우회했다.

마침내 마지막 엔터키를 강하게 내리쳤다.

화면에 감시 카메라 영상이 띄워졌다.

황금빛으로 번쩍이는 화려한 건물, 즐비한 최고급 슈퍼카들, 그리고 화려하게 차려입은 상류층 인사들.

번쩍이는 네온사인 위로 네 글자가 선명하게 빛나고 있었다.

문나이트!

S시에서 가장 사치스럽고 은밀한 최고급 프라이빗 클럽이었다.

임채원이 헉 하고 숨을 들이켰다. "지난달에 육서준의 경호원들이 저 문나이트에서 사람 세 명을 총 쏴서 중상을 입혔어. 단지 육서준 곁에 조금 가까이 다가갔다는 이유만으로 말이야."

"저긴 그 남자의 완벽한 개인 구역이야. 초대장 없이는 절대 들어갈 수 없어. 억지로 뚫고 들어간 사람 중에... 제 발로 살아서 걸어 나온 사람은 단 한 명도 없다고 들었어."

"게다가..." 임채원의 목소리가 공포로 덜덜 떨렸다. "오늘 밤은 하필이면 육서준의 금기 시간이야!"

"매주 수요일마다 육서준은 문나이트의 최상층을 완전히 폐쇄하고 외부인의 출입을 철저히 통제해. 그 안에서 무슨 짓을 하는지는 아무도 모르지만, 함부로 들어갔다가 심기를 거스른 사람들은 전부..."

"흔적도 없이 사라져버렸어!"

심유진은 노트북을 덮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녀는 얼굴에 범벅이 된 피와 눈물을 거칠게 닦아내고는, 생명의 불씨가 점점 꺼져가는 엄마를 가만히 내려다보았다.

"채원아, 네 옷 좀 빌려줘." 그녀의 목소리는 소름 끼치도록 차분했다. "일단 씻어야겠어."

"유진아, 너 정말 갈 생각이야? 육서준 그 남자는..."

"우리 엄마를 살릴 수만 있다면."

심유진이 단호하게 말을 자르며 고개를 들었다. 그녀의 눈동자에는 모든 것을 불태울 듯한 결연한 불꽃이 일렁이고 있었다.

"그곳이 끔찍한 지옥이라 해도..."

"기어코 길을 뚫어낼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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챕터 목록

총 155장

  1. 1장제1화 세희가 임신한 아이, 내 아이야
  2. 2장제2화 엄마 병위
  3. 3장제3화 폭군 육서준을 찾아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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