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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화 제2장 육정민 병세 악화
대문이 열리고, 마이바흐가 육씨 가문의 본가인 단원으로 들어섰다.
수십만 평에 달하는 장원은 웅장한 기세를 자랑했고, 눈앞에는 유럽풍 별장들이 늘어서 있었으며, 양쪽 정원에는 희귀 식물들이 가득 심어져 있었다.
마이바흐는 한참을 달린 뒤에야 장엄하고 숙연한 분위기의 건물 앞에 멈춰 섰다.
집사는 일찌감치 소식을 듣고 입구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차가 완전히 멈추자, 집사가 뒷좌석 차 문을 열며 공손한 태도로 말했다. "강예지 씨, 노회장님께서 홀에서 기다리고 계십니다."
강예지는 가볍게 고개를 끄덕이고 홀로 들어갔다.
홀 중앙에서 육 노회장은 지팡이를 쥔 채 엄숙한 표정으로 강력한 기운을 뿜어내고 있었다. 그는 눈을 가늘게 뜨고 강예지에게 시선을 고정한 채, 위아래로 훑어보았다.
강예지는 비굴하지도 거만하지도 않은 태도로, 조금의 두려움이나 위축된 것도 없이 차분하게 말했다. "육 할아버지."
육 노회장은 속으로 감탄했다.
어린 아가씨가 비록 몸이 연약하긴 해도, 눈빛만큼은 차분하고 당찼다.
그의 억압적인 눈빛 앞에서도 태연하게 대처할 수 있는 사람은 몇이 되지 않았다.
육 노회장은 편지를 받은 후 강예지에 대해 자세하게 조사했고, 강씨 가문 사람들의 기이한 행태도 알게 되었다.
친딸을 내버려 두고 남을 감싸고돌다니, 제정신이 아니었다.
육 노회장은 횃불처럼 이글거리는 눈빛으로, 오랜 기간 높은 자리에 있던 사람 특유의 강력한 기운을 뿜어내며 입을 열었다. "만약 네가 정민이를 깨어나게 하지 못했을 때의 결과에 대해 생각해 본 적 있느냐?"
강예지는 눈을 살짝 치켜뜨며 확신에 찬 어조로 말했다. "만약이란 없습니다. 제가 무조건 살릴 수 있습니다."
말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2층에서 갑자기 의료 기기의 귀를 찌르는 듯한 삐삐 소리가 울려 퍼졌다!
육 노회장의 안색이 확 변하더니, 벌떡 일어나 지팡이를 짚고 서둘러 2층으로 향했다.
몇 걸음 걷다가 무언가 생각난 듯, 노회장은 고개를 돌려 강예지에게 말했다. "너도 따라오너라."
2층 방.
안경을 쓴 중년 의사 조국안이 땀을 뻘뻘 흘리며 말했다. "노회장님, 저희도 최선을 다했습니다만, 육 도련님의 병세가 너무 위중하여 오늘을 넘기기 힘들 것 같습니다."
육 노회장은 몸을 휘청거리며 비틀비틀 몇 걸음 뒤로 물러섰다.
병상 곁에서 치파오를 입은 채 아름다운 얼굴에 초췌한 몰골을 한 고미란이 당장 울음을 터뜨렸다. "말도 안 돼, 내 아들이 아직 이렇게 젊은데 어떻게 이리 허망하게 죽을 수가 있어."
방 안에는 슬픈 분위기가 감돌았다.
침대에는 한 남자가 누워 있었다.
두 눈을 굳게 감고 안색이 창백했지만, 여전히 날렵한 턱선과 깊은 눈매, 높게 솟은 눈썹뼈는 평범하지 않은 분위기를 뽐냈다.
우월한 골격은 곳곳에서 윗사람 특유의 고귀함을 드러내고 있었다.
창백한 입술 색과 속눈썹이 드리운 그림자 때문에 그는 전체적으로 차갑고 매우 위태로워 보였다.
그녀는 단번에 육정민의 문제를 알아챘다.
독이었다. 그것도 맹독.
다만 무슨 이유에서인지, 육정민이 이번 생에는 발병 시기가 앞당겨졌다.
"아직 살릴 수 있습니다."
그녀는 담담하게 한 마디를 내뱉었다.
주위 사람들은 모두 경악하며 눈앞의 소녀를 바라보았다.
"누구세요?" 조국안이 가장 먼저 반응했다.
강예지는 대꾸하지 않고 한 손으로 남자의 옷깃을 잡아당겨 가슴을 드러냈고, 다른 한 손으로는 은침을 쥐고는 바로 찌르려 했다. 그때 누군가 그녀의 손목을 붙잡았다.
조국안이 분노하며 말했다. "육 도련님의 병세가 위중하여 우리 십여 내과, 외과 전문가들도 병인을 찾아내지 못했는데, 너 같은 어린 계집애가 어디서 감히 함부로 입을 놀리나 했어!"
"난 또 무슨 대단한 재주가 있는 줄 알았는데, 고작 한의학의 침술이라니. 나는 육 도련님의 주치의로서 누군가 그를 해치는 것을 절대 용납할 수 없다. 네가 그 침을 꽂으면 육 도련님의 병세만 악화될 뿐이야!"
고미란의 안색이 미세하게 변했고, 강예지를 보는 눈빛에도 의심이 가득 했다.
"의료 사고로 3년이나 감옥에 다녀왔다던데, 네가 정말 내 아들을 살릴 수 있단 말이냐?"
강예지는 서두르지 않고 입을 열었다. "한의학과 서양 의학 자체는 높고 낮은 것이 없습니다. 수십 년이나 의사 노릇을 했다는 사람이 이런 차별이나 하고 있다니, 글공부는 거꾹로 했습니까?"
"너!" 어린 계집애에게 쏘아붙여지자 조국안은 체면이 구겨졌지만, 육 노회장이 있는 탓에 그 자리에서 화를 내지 못하고 억지로 분노를 짓누르며 말했다.
"흥! 말주변만 좋아서 무슨 소용이야. 만약 육 도련님이 네 침을 맞고 잘못되기라도 하면, 네가 책임질 수 있어?"
'육씨 가문에 빌붙으려는 속물녀가 의술에 대해 뭘 안다고.'
그는 경성 제1병원의 원장이었다. 그조차도 고치지 못한 병을 이 계집애가 고칠 리가 만무했다.
강예지는 그와 실랑이할 가치도 없다고 생각하고 무심한 표정으로 말했다. "당신이 계속 시간을 끌어서 내가 침 놓는 걸 방해한다면, 육정민은 30분 안에 반드시 죽습니다."
침대에 누운 사람의 입술은 이미 잿빛이 도는 보라색으로 변해 있었다.
조국안은 기가 막혀 헛웃음을 치더니, 몸을 돌려 자리를 비켜주었다. "좋아, 해 봐. 장담하건대, 그 침 한 방에 육 도련님은 반드시 죽을 거다!"
강예지는 육 노회장을 바라보았다.
육 노회장은 이를 악물었다. "침을 놓게 해라."
조국안은 믿을 수 없다는 듯 말했다. "노회장님, 의료 사고를 낸 전과자를 정말 믿으시는 겁니까?"
육 노회장은 대답하지 않고 강예지에게 물었다. "얼마나 확신하느냐?"
강예지: "백 퍼센트입니다."
방 안이 발칵 뒤집혔다.
챕터 목록
총 94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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