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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화 육정민을 그녀에게 맡기다
조국안이 코웃음을 쳤다. 아무것도 모르는 어린 계집애가 감히 자신보다 뛰어나다고 자부하다니, 그야말로 어이가 없었다!
이 여자가 제 발로 죽음을 자초한 이상, 그가 책임을 떠넘긴다고 탓할 수는 없는 짓이다.
육씨 그룹의 수장이 이 여자의 손에 죽는다면, 그와는 아무런 상관도 없는 일이 될 테니까.
고미란은 미간을 잔뜩 찌푸린 채 말리고 싶었지만, 감히 육 노회장의 결정에 토를 달지는 못했다.
육정민의 호흡이 점점 약해지는 것을 보며, 육 노회장은 굳은 얼굴로 말했다. "시작해라."
방해하는 사람이 없어지자, 강예지는 육정민의 가슴을 뚫어지게 바라보더니 빠르고 정확하게 가슴에 침을 찔렀다.
침대에 누워 있던 사람이 갑자기 몸을 떨었고, 침대 머리맡의 의료 기기에서 귀를 찌르는 듯한 경고음이 울렸다.
사람들의 안색이 모두 변했다.
고미란은 극도로 긴장하며 물었다. "어떻게 된 거예요? 내 아들이 왜 이러죠?"
강예지는 아랑곳하지 않고 은침을 뽑아냈다.
육정민의 얼굴에 남아 있던 한 가닥 핏기마저 순식간에 사라지더니, 그가 새까만 피를 왈칵 토해냈다.
고미란은 허둥지둥 그를 닦아주며, 붉어진 눈으로 강예지를 향해 분노하며 소리쳤다. "당신 무슨 짓을 한 거야?"
조국안은 고소하다는 듯이 말했다. "제가 진작에 말씀드리지 않았습니까. 이 계집애는 의술을 전혀 모른다고요. 이 여자가 육 도련님을 해친 겁니다."
이전까지만 해도 그는 육정민이 죽으면 육 노회장의 불같은 분노를 어떻게 감당해야 할지 걱정하고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이 여자가 덤터기를 써주니, 그는 무사히 빠져나갈 수 있다고 안도했다.
고미란은 눈초리가 찢어질 듯 부릅뜨며 소리쳤다. "이 악독한 여자가 감히 정민이를 해치다니, 절대 가만두지 않겠어!"
육 노회장조차도 안색이 어두워지며 살기를 띠었다.
"강예지, 어떻게 해명할 테냐?"
"강예지 씨, 아무리 교도소에서 금방 나와서 든든한 뒷배를 찾고 싶었다고 해도, 감히 육 도련님을 발판으로 삼으려 하다니, 정말 목숨이 아깝지 않은 모양이군요." 조국안은 계속해서 부채질을 하더니, 문 앞의 경호원들에게 눈짓을 보내 육 노회장의 명령만 떨어지면 그 자리에서 강예지를 끌어내라는 신호를 보냈다.
바로 그때, 침대 머리맡의 의료 기기가 갑자기 요란한 소리를 멈추더니, 육정민의 각종 수치가 놀랍게도 정상으로 돌아왔다.
방금 전까지만 해도 얼굴이 새하얗게 질리고 입술이 파랗던 사람이, 지금은 혈색이 돌고 호흡이 힘차며 마치 그냥 잠든 사람 같았다.
"!!!"
고미란은 자신의 눈을 믿을 수 없었다.
"... 정민이가 회복된 거에요?!" 육 노회장은 조마조마했던 마음을 마침내 쓸어내리며 격앙된 목소리로 물었다.
"정민이의 병이 다 나은 것이냐?"
강예지는 은침을 거두며 말했다. "침술로 독성을 잠시 억눌렀으니, 이틀 안에 깨어날 겁니다. 하지만 독소가 다 빠진 것은 아니니, 나중에 저만의 해독 처방을 병행해야만 완전히 낫을 수 있습니다."
"정말 다행이구나!"
손자가 다시 깨어날 수 있다는 말을 듣고, 육 노회장은 감격을 금치 못했다.
그가 가장 아끼는 손자였다.
육정민이 몇 달 동안 혼수상태에 빠져 있자, 그는 백발의 노인이 젊은 자식을 먼저 보내게 될 줄 알았다.
조국안은 눈알이 튀어나올 뻔했고, 이 계집애가 정말로 육정민을 살려냈다는 사실을 믿을 수 없었다.
"이럴 리가 없어..."
강예지는 조금도 사양하지 않고 말했다. "불가능할 건 없죠. 당신의 의술이 부족하고 태도가 오만방자했을 뿐이니까요."
육 노회장은 지난 몇 달 동안 이른바 명의라는 자들이 아무런 소용도 없었다는 사실을 떠올리며, 그 자리에서 조국안을 해고했다.
"조국안 의사, 이제 가봐도 좋네. 육씨 가문은 더 이상 자네가 필요 없어."
조국안의 안색이 잿빛으로 변했다. 육씨 가문의 미움을 샀으니, 그의 원장 노릇도 이제 끝난 것이나 다름없었다.
육 노회장이 다시 강예지를 바라보았을 때, 그의 얼굴에는 이미 진심 어린 미소가 번져 있었고 그녀를 부르는 호칭도 달라져 있었다.
"예지, 앞으로 정민이의 병은 네게 부탁한다."
육정민이 고비를 넘기자, 육 노회장은 강예지와 단둘이 대화를 나누었다.
"이건 정민이의 카드다. 너희가 이미 결혼했으니 이 카드는 네게 주마. 갖고 싶은 게 있으면 직접 사거라."
육 노회장은 블랙카드 한 장을 강예지의 손바닥에 쥐여 주었다. 지금은 이 손주며느리가 무척 마음에 들었기에, 그의 말투에도 진심 어린 걱정이 묻어났다.
이 아이가 문을 들어설 때부터 그는 눈여겨보았다. 낡은 배낭 하나만 달랑 메고 온 것을 보니, 아마 멀쩡한 옷 한 벌조차 없을 것이 분명했다.
그 카드를 본 강예지의 눈에 놀라움이 스쳤다.
한도가 무제한인 블랙카드였다.
챕터 목록
총 94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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