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42703/coverbig.jpg)
제3화 지옥에서 살아남다
강서연이 호텔에서 나올 때 다리는 여전히 후들거렸다. 어젯밤 송기준이 너무 거칠게 구는 바람에 그녀는 한밤중이 넘도록 시달려야 했다.
택시를 타고 임대 아파트로 돌아왔을 때, 절친 백미주는 이미 문 앞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그녀는 강서연이 돌아온 것을 보자마자 곧장 달려들었다.
"강서연! 너 어디 갔었어? 어젯밤부터 안 보이더니!"
"고진수 그 천하의 몹쓸 놈! 약혼식에서 널 모욕하려고 작정한 게 틀림없어! 그 영사기, 그 놈 말고 누가 감히 그런 화면을 틀겠어?"
"너랑 결혼하기 싫으면 그냥 솔직하게 말하면 될 것이지, 우리도 그깟 고씨 가문 문턱 넘는 거 하나도 안 아쉬워! 대체 왜 이리 역겹게 구는 거야!"
백미주가 쉴 새 없이 욕을 퍼부었지만 강서연은 끝내 아무 말도 하지 않았고, 백미주는 결국 머쓱해하며 목소리를 줄이더니 고개를 들어 강서연을 바라보았다.
"서연아, 너 괜찮아?"
강서연은 소파에 기댄 채 온몸으로 피곤함을 내비치고 있었고, 백미주의 말을 듣고는 가볍게 눈을 치켜떴다.
"난 괜찮아. 고진수는 원래부터 나같이 쓸모없는 파산한 집안의 딸과 결혼하고 싶어 하지 않았어. 강씨 가문이 망한 뒤로 그 사람 태도가 변했잖아. 난 그저 그가 이렇게 나를 난처하게 만드는 수법으로 파혼을 강요할 줄 몰랐을 뿐이야."
"그럼 이제 어떡해? 그냥 이대로 넘어가?" 백미주가 분통을 터뜨리며 입을 열었다.
"당연히 이대로 넘어갈 수 없지." 강서연이 눈을 치켜떴다. "파혼은 무조건 해야지. 하지만 그가 내게 빚진 것, 강씨 가문에 빚진 것 모두 되찾아올 거야."
백미주는 강서연의 곁에 앉아 고개를 들어 천장을 응시했다. "그럼 어떻게 할 작정인데? 지금 우리가 무슨 수로 고진수한테 따지고 들어?"
강씨 가문이 파산한 후, 강서연 곁의 친구들은 거의 순식간에 다 도망가 버렸고 오직 백미주라는 죽마고우 하나만 남았는데, 그녀가 무슨 수로 고진수와 정면으로 맞붙을 수 있겠는 가?
백미주가 시름에 잠겨 있을 때, 귓가에 갑자기 강서연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송기준을 이용할 생각이야."
백미주의 두 눈이 동그랗게 커졌다.
다음 순간, 강서연의 목소리가 다시 들려왔다. "나 어젯밤에 그 사람과 잤어."
백미주: "????"
"송... 송, 송기준? 그 송씨 가문 장손?" 그녀는 너무 놀라 하마터면 자기 혀를 깨물 뻔했다!
"응."
"너 미쳤어?!" 백미주는 참지 못하고 탄성을 내뱉었다.
"안 미쳤어." 강서연은 소파에 기댄 채 차가운 눈빛을 띠었다. "고진수가 가장 신경 쓰는 건 체면과 지위야. 내가 그 사람이 가장 어려워하는 사촌 동생과 잔 건, 바로 그의 얼굴에 침 뱉은 거나 다름 없는 거지. 만약 다른 사람이었다면 나중에 소란이 일었을 때 골치 아팠겠지만, 송기준은 그렇지 않아. 가장 중요한 건, 송기준이 나를 더 많이 도와줄 수 있다는 거야."
그녀의 이 수는 사지에서 살아남기 위한 마지막 히든 카드였다.
예전에도 그녀는 송기준에게 접근할까 생각했었지만 도무지 기회가 없었는데, 어젯밤의 약혼식이 마침 그녀의 뜻을 이루게 해주었다.
백미주는 강서연의 말에 깜짝 놀라 어안이 벙벙해졌고, 한참이 지나서야 입을 열었다. "너... 너 너무 충동하는 거 아니야. 송기준 같은 남자는 딱 봐도 다루기 쉽지 않아. 그 사람은 고진수 같은 사람이 아니라고..."
송기준은 송씨 가문의 장손이자 억만장자 재산의 유일한 후계자였다. 비록 최근 2년 동안 의사로 일하고 있지만 송씨 가문은 조만간 그의 차지가 될 것이며, 그는 고진수 같은 재벌 2세가 아니었다.
백미주는 강서연이 걱정되었다.
하지만 강서연은 전혀 개의치 않는 듯 했고, 그녀의 목소리에는 약간의 냉기가 서려 있었다.
"난 송기준을 다룰 필요 없어. 우린 각자 필요한 것만 취하면 돼."
강서연은 지금 자신에게 아무것도 없다는 것을 너무나도 정확하게 알고 있었다. 배경도 든든한 뒷배도 없는 상황에서 송기준에게 기대지 못한다면, 고진수는 그녀를 더욱 무참하게 짓밟을 것이다.
백미주는 여전히 조금 걱정스러웠다.
"너... 너 정말 네 자신을 걸고 도박을 할 셈이야?"
"도박이 아니야." 강서연은 차분한 말투로 말했다. "사지에서 살아남는 거지."
그녀는 어떻게든 송기준의 곁에 남을 방법을 찾아야 할 뿐만 아니라, 그가 자신을 사랑하게 만들어야 했다.
그녀는 강씨 가문이 도대체 어떻게 파산하게 된 것인지 명백히 밝혀내야 했다.
챕터 목록
총 67장
/1/129555/coverbig.jpg)
/1/106572/coverbig.jpg)
/0/94205/coverbig.jpg)
/1/101089/coverbig.jpg)
/1/105797/coverbig.jpg)
/0/90407/coverbig.jpg)
/1/129329/coverbig.jpg)
/1/129395/coverbig.jpg)
/1/129328/coverbig.jpg)
/1/129330/coverbig.jpg)
/1/131294/coverbig.jpg)
/1/131303/coverbig.jp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