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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화 제2장 황경희 씨는 유부남만 좋아하나
육시훈도 이때 옷무새를 정리하며 무심한 표정으로 말했다.
"남주가 그럴 리 없어."
소남주는 평소에 순종적이었고, 얼마 전에 그가 한 번 화를 낸 후에는 감히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하지만 오늘,
소남주는 평소의 순종적인 모습과 달리 두 사람을 번갈아 쳐다보며 차갑게 입을 열었다.
"난 당연히 신경 쓰지 않아."
"하지만 시훈 씨도 참. 황경희 씨가 비록 사생아지만, 그래도 재벌가 아가씨잖아. 남의 부부 침실에 함부로 드나들었다는 게 소문이라도 나면, 황경희 씨가 유부남만 좋아한다는 특이한 취향이 있다고 오해할 수도 있잖아."
소남주는 히스테리하게 소리를 지르지도, 억울한 표정을 지으며 눈물을 흘리지도 않았다.
가볍게 내뱉은 말은 두 사람의 체면을 완전히 깎아내렸다.
황경희의 얼굴에 피어 오른 미소가 순식간에 굳어졌다.
육시훈의 안색도 어둡게 가라앉았다.
"소남주, 무슨 말을 그렇게 해."
그리고 황경희의 어깨를 가볍게 두드리며 위로했다.
"우리 사이는 모두가 알고 있으니 아무도 오해하지 않을 거야. 내가 데려다 줄게."
그제야 황경희의 안색이 조금 나아졌다.
황경희는 주먹을 쥐고 육시훈의 가슴을 가볍게 때렸다.
"내가 망신당하면, 당신도 같이 망신당하는 거야."
육시훈은 그런 황경희를 보며 시원하게 웃음을 터뜨렸다.
"그래, 내가 같이 망신당해 줄게."
황경희를 데려다 주고 돌아온 육시훈의 얼굴에서
미소가 사라지고 미간을 깊게 찌푸렸다. 그리고 소남주의 맞은편에 앉았다.
다리를 꼬고 앉은 육시훈의 몸에서 조금 전의 부드러운 기운은 사라지고, 육씨 그룹 대표의 날카로운 기세가 다시 돌아왔다.
"사실을 제대로 확인하지도 않고 함부로 성질내지 마."
"당신은 평소에 쇼핑만 하고 집에만 있으니, 지금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 지, 전혀 모르고 있잖아. 육씨 그룹이 지금 큰 위기에 처했어. 마침 경시의 진씨 가문이 호시에서 시장을 개척하려고 하는데, 경희가 진씨 가문과 연을 맺어줬어. 먼 친척 관계를 이용해 일주일 후 연회 초대장을 받았고, 그날 진씨 가문과 관계를 맺어야만 육씨 그룹이 위기를 넘길 수 있어."
진씨 가문?
소남주는 육시훈의 말을 듣고 마음속으로 비웃음을 터뜨렸다.
원래대로 라면, 육씨 그룹은 이번 연회를 통해 위기를 넘길 수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육시훈은 소남주가 진씨 가문에서 갓 찾아온 아가씨라는 사실을 전혀 예상하지 못했을 것이다.
진씨 가문의 후원을 받으면, 육씨 그룹은 순조롭게 상장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주가도 급등할 것이다.
그렇게 되면, 육시훈의 몸값은 최소 몇 배는 오르게 된다.
하지만 육시훈은 그럴 자격이 없다.
이제 연회는 육씨 그룹이 위기를 넘길 수 있는 발판이 아니라, 만낭떠러지로 떨어지는 시작이 될 것이다.
소남주가 아무 말도 하지 않자,
육시훈은 인내심을 갖고 몸을 앞으로 기울였다.
"남주야, 이번 일은 다 경희 덕분이야. 내가 경희와 사이가 좋지 않았다면, 이렇게 쉽게 해결할 수 없었을 거야. 때로는 인맥이 사업에 가장 큰 자원이 될 수 있어. 당신이 고아로 자라 시골에서 농사 짓는 양부모님과 함께 자라 이런 걸 모른다는 건 이해하지만, 내 입장도 이해해 줬으면 좋겠어."
육시훈은 소남주에게 설명하는 것 같았지만, 곳곳에서 소남주를 깎아내리고 있었다.
예전에는 이런 말에 자주 가스라이팅을 당해 자기부정과 반성에 빠지곤 했다.
자신이 육시훈에게 아무 도움도 되지 못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육시훈이 자신 때문에 불행해지는 일은 없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녀의 양보와 인내는 육시훈의 거듭된 배신으로 돌아왔다.
심지어 그녀가 모든 것을 바친 결혼도 처음부터 끝까지 사기였다.
소남주는 입 꼬리를 살짝 올리고
무심한 눈빛으로 육시훈을 쳐다봤다. "난 화나지 않았어.
당신이 육씨 그룹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것도 알고 있어. 참, 은행에서 전화가 왔는데, 우리 공동 계좌 서류에 문제가 있다고 했어. 혼인 증명서에 문제가 있다고 해서, 시간 날 때 주민센터에 가서 확인해 보라고 했어. 당신 언제 시간 돼?"
소남주는 육시훈을 뚫어지게 쳐다봤다. 육시훈은 혼인 증명서라는 말에 안색이 순식간에 변하더니 어색하게 테이블 위에 놓인 물컵을 들어 올렸다.
"여보, 요즘 너무 바빠서 시간이 나면 다시 얘기해. 서류 문제는 비서한테 처리하라고 할 테니, 당신은 신경 쓰지 않아도 돼."
"비서가 처리할 수 있어? 서류 문제는 본인이 직접 처리해야 하는 거 아니야? 아직 시간이 많이 남았잖아, 지금 주민센터에 다녀오는 건 어때?"
소남주는 고양이가 쥐를 잡듯이 육시훈의 긴장된 신경을 건드렸다.
육시훈의 불안한 모습을 감상하며, 소남주는 육시훈의 좋은 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것을 확신했다.
육시훈의 안색이 더욱 어둡게 가라앉았다.
"신경 쓰지 않아도 된다고 했잖아. 당신은 당신 일만 잘하면 돼. 소남주, 은행 일은 복잡해서 당신 같은 가정주부가 이해할 수 있는 일이 아니야."
인내심이 바닥난 육시훈은 소파에 기대앉아 다시 다리를 꼬았다.
소남주는 육시훈의 뻔뻔한 태도에 어이가 없었다.
소남주는 자신이 눈이 멀어 이런 남자를 사랑했다는 사실이 한스럽기만 했다.
"요즘 당신을 너무 소홀히 한 것 같아. 바쁜 일만 끝내면, 최대한 당신과 함께 시간을 보낼게."
육시훈은 마치 높은 곳에 앉은 황제처럼 은혜를 베풀었다.
소남주는 육시훈의 거짓 약속을 수없이 믿었지만,
한 번도 지켜진 적이 없었다.
역시나.
육시훈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주머니에 넣어둔 휴대폰이 울렸다.
챕터 목록
총 334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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