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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화 그를 무릎을 꿇게 만들다

그러나 잠시 후, 남자의 손에 들려 있던 커피잔이 가볍지도 무겁지도 않게 테이블 위에 놓였다.

"네가 심해를 어떻게 알지?"

그는 마치 아무 상관 없다는 듯 담담하게 물었다.

하지만 그 눈빛 속에 담긴 위험은 기은채에게 대답을 잘못하면 죽을 수도 있다는 것을 명백히 알려주고 있었다.

기은채의 표정은 주변의 끔찍한 살기를 보지 못한 것처럼 여전히 비굴하지도 거만하지도 않았다.

"그건 중요하지 않아요. 하지만 당신의 다리를 고치려면 일종의 신경계 회복 약물이 필요한데, 당신의 실험실만이 이 조건을 갖추고 있어요. 그리고 이 특허는 절대적으로 비밀을 유지해야 하기에 최고 지휘권이 필요합니다."

"당신의 실험실을 공짜로 쓰지는 않을 거예요. 심해에서 연구 중인 근막 회복 재료가 현재 겪고 있는 병목 현상을 제가 해결할 수 있습니다!"

간단한 몇 마디였지만, 심해 실험실을 언급했을 때보다 소한결을 더욱 놀라게 했다.

그의 눈빛에는 거센 파도가 일었지만 이내 어둠 속에 숨겨져 차갑게 가라앉았다. 그는 그녀가 심해를 어떻게 알았는지 더 이상 캐묻지 않았고, 얇은 입술에는 오히려 흥미롭고 장난스러운 기색이 번졌다.

"좋아. 위임장에 서명해 줄게. 만약 해내지 못한다면 어떤 대가를 치러야 할지 알고 있겠지?"

그가 동의하는 것을 본 기은채는 가볍게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고, 아름다운 눈동자는 더욱 자신감 넘치고 빛났다.

"저는 신경 회복 약물의 특허와 제가 직접 연구 개발한 것만 가질 겁니다. 심해의 기존 모든 프로젝트의 최종 연구 성과에 대해서는 조금도 터치하지 않을 거에요."

남자의 눈빛에 흥미가 더욱 짙어졌다. "거듭 기여를 강조하는 건 새로운 조건이 있겠지."

기은채는 감탄이 가득한 눈으로 입꼬리를 올렸다.

'이 사람, 정말 사람의 마음을 꿰뚫어 보는 건가?'

"조건은 아주 간단해요. 제 일에 소 대표님이 작은 도움을 주셨으면 합니다. 소 대표님의 수하들이 정보 수집에 있어서는 최고라고 들었는데, 사람을 시켜 기씨 가문에 몰래카메라 몇 개를 설치해 주셨으면 해요. 사각지대 없는 전방위적으로 감시가 필요한데, 기씨 가문의 다른 사람들이 알아서는 안 됩니다."

그녀는 소한결이 얼마나 대단한지, 수하에 인재가 얼마나 많은지 알고 있었다. 이런 작은 일쯤이야 그들에게는 식은 죽 먹기에 불과하고, 이는 그녀와 그가 협력을 시작하고 신뢰 관계를 구축하는 시작이기도 했다.

소한결은 그녀를 바라보는 가늘고 긴 눈매에 살피는 듯한 기색을 더했고, 길쭉한 손가락으로 테이블을 가볍게 톡톡 두드렸다.

잠시 후, 그는 담담하게 말했다. "알았어."

기은채는 눈을 가늘게 뜨고 그의 다음 말을 기다렸다.

아니나 다를까, 남자는 이어서 말머리를 돌렸다. "하지만 보장이 필요해."

"무슨 보장이요?"

이번에는 기은채가 멍해질 차례였다.

남자는 눈을 가늘게 떴다.

"시간이 길어지면 변수가 생기기 마련이니, 지금 당장 나와 혼인신고부터 해."

기은채는 순간 눈을 크게 떴다.

"이렇게 빨리요!"

하지만 남자는 안색 하나 변하지 않았다.

"그저 협력일 뿐이야. 그리고 협력 기간 동안, 넌 나를 사랑해서는 안 돼!"

기은채는 멍해졌다.

만약 다른 사람이 이 말을 했다면 분명 자뻑이 심하다고 비난했을 것이다.

하지만 신선처럼 수려한 소한결의 얼굴을 보니, 비록 두 다리가 불편할지라도 여전히 맑고 고결한 기품을 감출 수 없었기에 기은채는 이 요구가 지극히 합리적이라고 생각했다.

그녀는 잠시 생각에 잠겼다.

"좋아요! 하지만 제 계획이 순조롭게 실행되려면 당분간 외부에 알려져서는 안 됩니다."

마침내 그녀는 단호하게 승낙했다.

소예준을 지옥으로 보낼 수만 있다면 계약 결혼 따위가 빠르든 늦든 무슨 상관이겠는가?

그녀의 대답을 들은 남자의 입꼬리가 눈에 띄지 않게 살짝 올라갔다. '이 여자, 꽤 재미있군.'

그 후, 그는 손을 들어 사람들에게 준비를 지시하고는 몸을 돌려 계속해서 화초를 손질했다.

기은채는 정원에 서서 조용히 두 시간을 함께했다.

혼전 계약서, 재산 공증, 그리고 구청 직원들까지 모두 자리에 모였다.

장원을 나와 차에 돌아와 금박이 입혀진 결혼 증명서를 보며, 기은채는 마치 전생의 일인 것 같은 착각마저 들었다.

그녀가 다시 소씨 가문으로 시집을 오다니. 게다가 이번에는 소예준이 아니라 소예준의 작은 아버지인 소한결과 말이다!

이미 두 번이나 비참하게 죽었으니, 이번에는 반드시 모든 기회를 잡아 소예준을 지옥으로 보내버려야 했다.

두 번의 환생을 거치며, 그녀는 마침내 많은 것들을 깨달았다.

소예준이 하필 이 시기에 결혼을 선택하고, 심지어 두 번의 생 모두 자신이 사랑하지도 않는 사람과 결혼하려 했던 이유는 가문의 조상 대대로 내려오는 가훈 때문이었다. 가정을 꾸리지 않으면 가업을 온전히 물려받을 수 없었기에, 그는 가문 내 지위를 다지기 위해 혼인 관계가 필요했고, 결혼을 이용해 소한결을 완전히 밀어내려 했던 것이다. 하지만 그가 정작 결혼하고 싶어 했던 사람은 그가 결혼할 수 없는 사람이었다.

그렇다면 이번에는 그가 결혼하고 싶어 하는 사람을 찾아내어 결혼식에서 그의 뜻대로 해줄 것이다!

그리고 소한결의 실험실을 이용해 그가 배후에 둔 가장 강력한 세력인 자체 연구 실험실을 철저히 무너뜨릴 것이다!

그르가 어떻게 철저하게 몰락하는지, 스스로 두 눈으로 똑똑히 보게 만들고 무릎을 꿇고 자신을 작은 어머니라 부르게 만들 것이다!

이 모든 것을 마치고 서로의 연락처를 교환한 후, 기은채는 떠날 채비를 했다.

하지만 소한결이 다시 그녀를 불러 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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챕터 목록

총 91장

  1. 1장제1화 호랑이와 가죽을 논하다
  2. 2장제2화 제2장 그의 작은 아버지에게 시집가다
  3. 3장제3화 그를 무릎을 꿇게 만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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