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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우아 POV:

박용락의 차가운 목소리가 귓가에 맴돌았다. '당신은 나중에.' 나는 피식 웃었다. 쓴웃음이었다. 그들은 나를 버리고 떠났다. 배 속의 아이와 함께, 나는 이 지옥 같은 사고 현장에 홀로 남겨졌다. 내 존재는 그들에게 이미 지워진 지 오래였다.

"용락 씨, 희하야! 내가... 내가 임신했어요!" 나는 마지막 힘을 다해 소리쳤다. 목소리는 갈라져 나왔고, 숨은 턱까지 차올랐다. 배 속의 아기는 이미 경고음을 보내고 있었다. 이대로는 안 된다는 것을, 내가 이 아이를 지킬 수 없을지도 모른다는 것을.

박용락과 희하는 이미 멀어져 가고 있었다. 그들은 내 목소리를 듣지 못했는지, 아니면 듣고도 외면하는지 알 수 없었다. 그들의 뒷모습은 점점 작아졌고, 나는 그저 그들을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 내가 7년 동안 바친 사랑과 헌신은, 마치 모래성처럼 한순간에 허물어졌다. 그들이 내게 남긴 것은 오직 차가운 배신감뿐이었다.

"용락 씨, 기억나요? 우리 처음 만났을 때, 당신이 그랬잖아요. 나처럼 순수하고 따뜻한 여자는 처음 봤다고. 희하도 저처럼 순하고 착한 아이가 될 거라고." 나는 억지로 기억을 더듬었다. 7년 전, 희하의 모친이 희하를 버리고 떠난 후, 절망에 빠져 있던 박용락과 희하를 내가 보듬어 주었다. 희하가 열병을 앓을 때, 나는 밤새 간호하며 그의 곁을 지켰다. 박용락은 그때마다 내 손을 잡고 고마워하며 말했다. "우아 씨, 당신은 하늘이 내게 보내준 선물 같아요. 희하에게도 당신 같은 엄마가 필요해요." 그때의 박용락은 진심이었을까. 아니면 그저 자신의 상처를 치유해 줄 누군가가 필요했던 것일까.

"지금 당신이 버리고 가는 건, 나 혼자가 아니에요. 당신의 또 다른 아이도 함께 버리고 가는 거예요!" 나는 다시 한번 소리쳤다. 내 목소리는 울부짖음으로 변해 있었다. 배 속의 아기는 이제 더 이상 움직이지 않았다. 통증은 더욱 격렬해졌고, 나는 의식을 잃을 것 같았다.

박용락은 멈칫했다. 그는 천천히 뒤를 돌아봤다. 그의 눈빛은 여전히 냉정했지만, 아주 미세하게 흔들리는 것을 나는 놓치지 않았다. "심우아 씨, 또 무슨 거짓말을 하는 겁니까? 당신이 임신이라니? 말도 안 되는 소리 하지 말고, 제발 이 상황에서 정신 차려요!" 그의 목소리에는 불신과 짜증이 섞여 있었다. 그는 내가 절박한 상황에서 그를 붙잡으려 거짓말을 한다고 생각하는 듯했다.

나는 그의 눈빛을 보며 절망했다. 그는 나를 전혀 믿지 않았다. 내가 바친 7년의 세월은, 그에게는 아무런 의미가 없었다. 그는 맹효빈에게로 다시 몸을 돌렸다. "효빈 씨가 더 위험해요. 당신은 다친 곳이 없잖아요." 그의 말은 비수처럼 내 심장을 꿰뚫었다. 다친 곳이 없다니? 나는 지금 피를 흘리고 있었다. 배 속의 아이는 이미 위기에 처해 있었다.

나는 마지막 발악을 하는 심정으로 그의 바짓가랑이를 붙잡으려 했다. 하지만 이미 거리가 너무 멀었다. 나는 힘없이 손을 뻗었다. "용락 씨... 제발... 내 말 좀 들어봐요... 우리 아기... 우리 아기가..."

그때, 희하가 나타났다. 그는 맹효빈의 손을 잡고 박용락의 옷자락을 잡아당겼다. "아빠! 저 이모 거짓말하는 거예요! 저 이모는 맨날 아빠한테 거짓말만 해요! 제가 들었어요, 저 이모가 아빠 돈 보고 접근했다고!" 희하의 말은 나를 다시 한번 나락으로 떨어뜨렸다. 그 아이는 내가 7년 동안 자신에게 쏟았던 사랑을, 이런 식으로 짓밟았다.

맹효빈은 희미하게 눈을 뜨고 희하에게 속삭였다. "희하... 착한 우리 아들... 엄마는 괜찮아. 아빠랑 얼른 가자..." 그녀의 연기는 완벽했다. 그녀는 마치 희하를 위하는 척했지만, 그 모든 것은 박용락의 마음을 흔들기 위한 계산된 행동이었다. 박용락은 맹효빈의 말에 더욱 흔들리는 듯했다.

"심우아 씨, 그만해요. 제발, 더 이상 추해지지 마요." 박용락은 차가운 눈빛으로 나를 내려다봤다. 그리고는 맹효빈을 안아 들고 다시 한번 돌아서서 걸어갔다. 나는 그들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절규했다. 내 목소리는 이미 바닥에 처박혀 들리지도 않았다.

주변의 열기는 더욱 뜨거워졌다. 차들이 연달아 폭발했고, 연기와 먼지가 시야를 가렸다. 나는 더 이상 숨을 쉴 수 없었다. 내 손에 쥐여 있던 작은 유리 조각은 이미 피로 범벅이 되어 있었다. 그것은 내가 희하를 보호하기 위해 잡았던 것이었다. 이제 그 유리 조각조차도 나를 놓아주고 싶어 하지 않는 듯했다.

나는 눈을 감았다. 모든 것이 끝났다고 생각했다. 박용락도, 희하도, 그리고 내 배 속의 아기도. 나는 이 모든 것을 지킬 수 없었다. 나는 그저 버려진 채, 이 지옥 같은 곳에서 죽어가야 하는 운명이었다. 내가 그들에게 바친 모든 것은, 결국 나를 파멸로 이끌었다.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시작된 모든 것이, 나를 처절하게 배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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