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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화 물건을 두고 오다
"어젯밤에 어디서 뭘 하고 다닌 거니? 윤희 말로는 네가 밤새 집에 들어오지 않았다고 하던데, 지금 너의 신분을 잊은 건 아니겠지?"
소하영이 집에 들어서자마자 소영호의 엄숙한 목소리가 들려왔고, 뒤이어 컵이 그녀의 머리를 향해 날아들었다.
소하영이 본능적으로 몸을 옆으로 피하자 컵은 그녀의 눈썹을 스치고 지나가더니 뒤에 있는 기둥에 부딪혀 산산조각이 났다.
거실에는 소영호가 상석에 앉아 노기 어린 얼굴로 그녀를 노려보고 있었고, 그의 옆에는 양은혜와 소윤희 모녀가 나란히 앉아 있었다.
세 사람이 화기애애하게 앉아 있는 모습을 본 소하영은 차가운 냉소를 흘렸다.
소하영의 아버지는 그녀가 어릴 적 비행기 사고로 세상을 떠났고, 어머니는 아버지의 동생과 재혼했다. 두 사람은 아버지의 회사를 가로챈 뒤, 결혼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소윤희를 낳았다. 그때부터 소하영은 이 집안에서 필요없는 존재가 되고 말았다.
"언니, 어젯밤에 언니한테 연락이 닿지 않아 얼마나 걱정했는지 몰라." 하얀 원피스를 입은 소윤희가 자리에서 일어나 다가와 다정하게 소하영의 손을 잡았다.
그러다 소하영의 목덜미에 난 키스마크를 발견하자, 소윤희는 그녀의 옷깃을 잡아당기며 놀란 목소리로 소리를 질렀다. "어머, 언니 어젯밤에 남자랑 같이 잔 거야?"
그 말에 소영호와 양은혜가 재빨리 다가와 소하영의 목에 난 키스마크를 발견하고는 안색이 순식간에 어두워졌다.
양은혜는 화가 난 얼굴로 소하영의 뺨을 세게 내리쳤다. "소하영, 내가 평소에 너를 이렇게 가르쳤니? 아무 남자와 잠자리를 가질 수 있다고 가르쳤냐고!"
소하영의 뺨이 얼얼하게 아파왔고, 입가에서 피가 흘러내렸다.
그녀는 고개를 돌려 양은혜를 차갑게 노려봤다. "엄마, 엄마마저 저를 오해하고 모함하는 거예요?"
양은혜는 그녀의 눈에 맺힌 슬픔을 발견하고 안색이 순식간에 굳어졌다.
소영호는 화를 참지 못하고 탁자를 세게 내리쳤다. "고씨 가문에서 네가 저지른 추악한 일을 알게 되면, 우리 가족 모두 살아남지 못할 거다. 이 천한 계집애가 감히 고 대표 몰래 바람을 피워?"
소하영은 마음속에서 치밀어 오르는 화를 참지 못하고 차갑게 반박했다. "당시 고 어르신이 혼사를 제안했을 때, 결혼 상대는 분명히 큰아버지의 딸이었잖아요. 큰아버지가 저를 억지로 결혼시키려고 했을 때, 왜 저를 천한 계집애라고 욕하지 않았어요?"
"너!" 소영호는 그녀의 반박에 할 말을 잃고 안색이 파랗게 질렸다.
양은혜는 곧바로 소하영을 돌아보며 꾸짖었다. "하영아, 큰아버지한테 그렇게 말하는 거 아니야."
그러나 소하영은 그녀의 말을 무시하고 날카로운 시선으로 소윤희를 노려봤다. "어젯밤에 내 술을 바꿔치기하고 나를 함정에 빠뜨린 게 너지?"
소윤희는 순진무구한 얼굴로 고개를 들며 말했다. "언니, 무슨 말을 하는 거야? 내가 어떻게 그런 짓을 할 수 있겠어? 언니를 해쳐서 나한테 무슨 이득이 있다고?"
소하영은 눈을 가늘게 뜨고 그녀를 날카롭게 노려봤다.
만약 어젯밤 그녀와 잠자리를 함께 한 사람이 고민준이 아니라 다른 남자였다면, 고씨 가문에서 이 사실을 알게 되었을 때, 그녀의 최후는 아주 끔찍했을 것이다.
소윤희는 항상 그녀를 적대시했고, 그녀가 하루 빨리 죽기를 바랐다.
소영호는 이미 하인에게 채찍을 가져오라고 지시하고 가주의 위엄을 내세워 그녀를 꾸짖었다. "소하영, 오늘 내가 너를 제대로 가르쳐야겠어. 그래야 우리 가문에 재앙을 불러들이지 않을 테니까!"
소윤희는 소하영을 경멸하는 눈빛으로 바라보며 고소한 미소를 지었다.
소영호가 채찍을 높이 들어 올렸다.
채찍이 그녀의 몸에 닿으려는 순간, 소하영이 재빨리 손을 뻗어 채찍을 낚아채더니 소윤희를 향해 휘둘렀다.
소윤희는 미처 피하지 못하고 팔에 채찍 자국이 선명하게 남았다. 그녀는 겁에 질린 목소리로 소리를 질렀다. "소하영, 너 지금 뭐 하는 거야?"
소영호도 이 광경에 놀라 소하영을 가리키며 화를 냈다. "이 천한 계집애가 감히 윤희를 때려?"
소하영은 차갑게 그들을 노려봤다. "큰아버지, 큰아버지의 귀한 딸을 잘 가르치세요. 다음에 또 저를 건드리면 저도 더 이상 가만히 있지 않을 거예요."
말을 마친 소하영은 손에 쥔 채찍을 바닥에 내던졌다.
그녀는 손을 털고 소씨 가문을 떠나며 뒤에서 들려오는 욕설에 아랑곳하지 않았다.
소하영은 자신의 거처로 돌아온 후, 몸과 마음이 극도로 지쳐 있었다. 어젯밤에 일어난 황당한 일은 그녀의 마음속에 가시처럼 박혀 그녀를 짜증 나게 만들었다.
옷을 갈아입으려 할 때, 그녀는 항상 몸에 지니고 다니던 옥패가 사라진 것을 발견했다.
'어디에 잃어버린 거지?'
소하영은 방 안을 이리저리 샅샅이 뒤져 보았지만 옥패를 찾지 못했다. 그러자 문득 어젯밤의 기억이 머릿속에 스치자 그녀는 순간 몸이 굳어졌다.
분명 호텔 방에 떨어뜨린 것이 틀림없다.
소하영은 더 생각할 겨를도 없이 외투를 걸치고 밖으로 나섰다.
그것은 아버지가 자신에게 남긴 물건으로, 소하영에게는 특별한 의미가 있는 소중한 물건이기에 반드시 옥패를 찾아야만 했다.
소하영이 다시 호텔 방으로 돌아왔을 때, 방문은 활짝 열려 있었다. 아마 고민준은 이미 체크아웃 한 모양이었다.
다시 방에 들어서자마자 침대를 발견한 그녀의 얼굴이 빨갛게 달아올랐다.
어젯밤 두 사람이 서로의 몸을 탐하고 열정적으로 입을 맞추던 장면이 생생하게 떠올랐다.
소하영은 마음속에서 치밀어 오르는 열기를 억누르고 빠르게 방 안에서 옥패를 찾기 시작했다.
그러나 그녀는 방을 샅샅이 뒤졌지만 끝내 옥패를 찾지 못했다.
'설마 고민준이 가져간 걸까?'
만약 고민준이 어젯밤의 여자가 자신인 것을 알게 된다면, 이혼에 변수가 생길지도 모른다.
그러니 절대 그에게 들켜서는 안 된다.
그때, 문 밖에서 묵직한 발소리가 들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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