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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화 배씨 가문으로 돌아오다

뒤에서 그녀를 안은 남자의 손길이 점점 더 대담해지자 심서연은 머리가 쭈뼛 서는 것을 느꼈다.

이대로 가다간 들킬 것 같아 그녀는 통화를 빨리 끝내고 싶었다. "네, 오빠. 그럼 이만 끊을게요. 주소는 문자로 보내드릴게요."

말을 마친 심서연은 배유천의 대답을 기다리지 않고 황급히 휴대폰을 빼앗아 전화를 끊었다.

휴대폰을 내려놓은 그녀는 강정훈의 품에서 벗어나기 위해 힘껏 몸부림쳤다.

강정훈을 노려보는 그녀의 얼굴에는 아직도 두려움이 가득했다. "일부러 그런거지?"

강정훈은 눈썹을 치켜 올리고 그녀를 내려다봤다. "배유천 몰래 나와 바람을 피우는 기분이 어때? 짜릿하지 않아?"

말을 마친 그가 심서연의 귓가에 입술을 가까이 대고 차갑게 속삭였다. "인정해. 심서연, 너도 즐겼잖아." "..."

얼굴이 빨갛게 달아오른 심서연은 발끝부터 머리끝까지 피가 솟구치는 것을 느꼈다.

그녀는 고개를 돌리고 입술을 꼭 깨물었다. 반박하고 싶었지만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강정훈이 한 말은 모두 사실이었기 때문이다.

심서연은 마음속에 솟구치는 감정을 억누르고 강정훈의 시선을 피하며 자리에서 일어나 옷을 입었다. "외국에서는 아무도 우리가 바람을 피운다는 사실을 몰랐지만, 이제 경시에 돌아왔으니 모든 게 달라졌어요."

"앞으로 우리 만나지 말아요."

옷을 모두 입은 그녀는 가방과 캐리어를 챙겨 방을 나서려 했다.

그때, 뒤에서 남자의 의미심장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바람을 피운 고양이가 배가 부르니 도망가네."

심서연은 잠시 걸음을 멈추더니 다시 빠른 걸음으로 호텔 방을 빠져나갔다.

지금의 심서연은 앞으로 두 사람이 만날지 말지 그녀가 결정할 수 없다는 사실을 아직 모르고 있었다.

그녀는 자신이 배씨 가문의 양녀라는 사실만 알고 있었다. 배 할머니는 그녀가 여덟 살 때 고아원에서 데려왔고, 배씨 가문에서 10년 넘게 그녀를 키웠다. 그녀도 배씨 가문의 양녀로서 10년 넘게 착한 딸로 지냈다.

강정훈과 배유천은 원수지간이었고, 배씨 가문과 강씨 가문도 사이가 좋지 않았다.

공적으로나 사적으로나 그녀는 배씨 가문과 배유천에게 그녀와 강정훈의 관계를 알릴 수 없었다.

그녀와 강정훈의 관계는 영원히 비밀로 남아야 했다.

호텔을 나선 심서연은 일부러 한참을 걸은 후에야 배유천에게 위치를 보냈다.

배유천은 한 줄로 답장을 보냈다.

"얌전히 기다려."

화면을 가만히 내려다보는 심서연의 마음이 점점 더 아려왔다.

그는 항상 그녀에게 얌전히 기다리라고 했다.

그녀는 아주 오랫동안 그를 기다렸다.

그녀는 그를 기다리다 외국에서 3년을 보냈고,

그를 기다리다 그가 약혼한다는 소식을 들었다.

늦가을 경시의 공기는 차가웠고, 차가운 바람이 불어오자 심서연은 코트를 여미고 고개를 숙여 눈에 가득 찬 실망감을 감췄다.

얼마 지나지 않아 검은색 벤틀리가 그녀의 앞에 멈춰 섰다.

운전기사가 차에서 내려 심서연의 캐리어를 건네받은 후, 공손하게 뒷좌석 문을 열었다.

차 문이 열리자 심서연은 차 안에 앉아 있는 사람을 발견했다.

회색 정장을 입은 배유천은 셔츠 단추를 목 끝까지 잠그고 있었다. 온몸에서 귀티가 흘렀지만, 그렇다고 해서 쉽게 다가갈 수 없는 느낌은 아니었다.

3년 전과 마찬가지로 온화한 눈빛으로 심서연을 바라보는 그의 입가에 미소가 번졌다.

"서연아."

1195일 만에 만났는데 배유천은 심서연에게 익숙하면서도 낯선 느낌을 주었다.

오랫동안 마음속에 억눌러왔던 감정이 드디어 솟구쳐 올랐다.

눈시울이 뜨거워진 그녀는 눈물이 흘러내릴까 두려워 황급히 고개를 숙이고 차에 올라탔다. "유천 오빠."

검은색 벤틀리가 천천히 출발했다.

배유천은 심서연에게 갑자기 귀국한 이유를 묻지 않고 그녀의 발을 내려다봤다.

"발은 괜찮아? 많이 다쳤어?"

심서연은 조금 뜨끔한 마음에 발을 뒤로 빼며 말했다. "괜찮아요. 걷다가 발을 헛디뎠어요."

"조심해야지."

"네."

두 사람의 대화는 간단하면서도 어색했다.

배유천이 또 무슨 말을 하려 할 때, 전화가 걸려왔고 그는 전화를 받자마자 회사 일을 처리하기 시작했다.

심서연은 조용히 차에 앉아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배씨 가문에 도착했을 때, 하늘은 이미 어두워져 있었다.

배씨 가문 별장에는 불이 환하게 켜져 있었다.

배유천은 전화를 끊고 심서연과 함께 차에서 내렸다.

"네가 외국에 있는 3년 동안, 부모님께서 너를 많이 그리워하셨어." 배유천이 말했다.

배유천이 진심으로 한 말인지, 아니면 그저 예의상 한 말인지 알 수 없었지만 심서연은 입가에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 "저도 배 아저씨와 서 아주머니가 많이 보고 싶었어요."

현관문을 열고 들어서자 심서연은 화기애애한 웃음소리가 들려왔다.

갑자기 돌아온 그녀는 마치 불청객처럼 어울리지 않는 느낌이었다.

심서연을 발견한 서영순의 얼굴에 미소가 굳어더니 곧바로 평소와 같은 표정을 되찾았다.

"서연이 돌아왔구나."

그녀는 심서연을 위아래로 훑어보더니 자리에서 일어나 심서연의 손을 잡고 끌어당겼다.

"민희야, 소개해줄게. 이 아이가 서연이야. 외국에서 지내다 오늘 막 돌아왔어."

"서연아, 이 사람은 유천이 여자친구야. 새언니라고 부르면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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챕터 목록

총 320장

  1. 1장제1화 숨겨진 관계
  2. 2장제2화 배씨 가문으로 돌아오다
  3. 3장제3화 제3장 경시에 남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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