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으로 건너뛰기

제1화 버려진 신부

~밀라 "이 결혼에 반대하시는 분은 지금 말씀하시거나, 영원히 침묵하십시오." 신부의 엄숙한 목소리가 예식장을 울렸다.

나는 숨을 참으며 드레스의 구슬 장식을 만지작거리고 싶은 충동을 억눌렀다. 그리고 침묵이 흘렀다.

그 침묵이 오히려 더 무서웠다. 귓속에서 심장 소리가 쿵쿵 울려 퍼졌다.

맞은편에 서 있는 남자의 차갑고 무관심한 표정이 모든 것을 더 끔찍하게 만들었다. 내 신랑. 내가 결혼해야 할 남자.

시간은 달팽이처럼 느릿느릿 흘렀다. 신부의 시선이 홀 안을 훑었다. 그 순간이었다.

내가 두려워하던 그 일이 벌어졌다. "반대합니다!" 누군가 자리에서 일어섰다. 나는 너무 빠르게 고개를 돌린 나머지 목이 삐끗할 뻔했다.

"언니…" 나는 그 이름을 속삭였다. "왜… 어떻게…" 말이 제대로 나오지 않았다. 충격이었다. 언니 플로라였다.

바로 어젯밤, 내 앞에 서서 사랑의 자유가 책임보다 중요하다고 선언했던 바로 그 언니.

"놀랐어?" 언니는 억지 미소를 지으며 허리에 손을 얹었다. 그 순간 내 머릿속에 언니의 말은 들어오지도 않았다.

내 눈은 언니가 입고 있는 것에만 쏠렸다. 하얀 드레스. 내 결혼식 날에, 나처럼!

"플로라!" 앞줄에 앉아 있던 부모님이 소리치며 자석에 끌리는 쇳덩이처럼 언니에게 달려갔다.

"데빈," 플로라가 아랫입술을 깨물었다. 하늘색 눈동자에 눈물이 반짝였다. "내가 잘못 생각했어. 속았던 거야. 그래서 바로 당신에게 돌아온 거야…" 언니는 쉬지 않고 중얼거렸다. 그때 나는 알았다. 뭔가 잘못될 거라는 것을.

플로라는 혼자서 연극을 하고 있었다. 어젯밤 언니의 손톱이 내 팔을 파고들어 핏방울이 맺힌 걸 내가 어떻게 잊겠나.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던 것도.

어둠 속에서 연인과 손을 잡고 사라졌던 것도. 한 번도 뒤돌아보지 않고.

그런데 지금?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플로라는 돌아오고 싶어 했다. 내 결혼식 날에. 나는 꽃다발을 꽉 움켜쥐었다. 신랑을 향해 고개를 돌렸다. "데빈," 그러나 단 한 번도 내게 머물지 않던 그의 눈이 이제 언니에게 완전히 고정되어 있었다. 늘 차가웠던 눈빛이 녹아내렸다.

설마 저 말도 안 되는 소리를 믿진 않겠지… 그렇지? 하지만 나는 틀렸다.

모두가, 정말 모두가 언니의 눈물 연기에 빠져들었다. 엄마는 수시로 눈물을 닦았고, 아빠는 언니의 등을 토닥였고, 신랑은… 등골이 오싹했다. 팔에 소름이 돋았다.

신랑은 언니와 자리를 바꾸고 싶다는 듯 턱을 꽉 깨물었다. 악몽이겠지? 나는 손을 꼬집었다. 아팠다.

아빠가 나를 향해 돌아섰다. "언니가 돌아왔으니 어서 제단에서 내려와라. 어차피 결혼식은 아직 끝나지 않았잖니." 꿈이 아니라는 것을 그 말이 확인시켜줬다.

엄마가 고개를 끄덕였다. "어차피 언니 거였으니까." '그런데 언니는 남자친구랑 도망쳤잖아요.' 반박하고 싶었다. 얼굴에 대고 소리치고 싶었다. 하지만 말이 목에 걸렸다.

간신히 정신을 붙들고 있었지만 그것도 소용없었다. 몇 분 전에 내 손을 잡고 서약했던 그 남자가, 아무것도 아니라는 듯 고개를 끄덕였기 때문이다.

그가 말했다. "밀라, 어렵게 굴지 마. 네 언니가 얼마나 예민한지 알잖아. 어차피 처음부터 네 결혼이 아니었어." 나는 입을 떡 벌렸다. "데빈, 당신마저…" 완전한 혐오감이 담긴 그의 시선이 나를 강타했고 말문이 막혔다.

"처음부터 네 것도 아닌 걸 붙들려는 거야?" 쥐 죽은 듯 조용한 예식장에서 그의 말은 날카로운 단검처럼 내 심장을 한 치씩 찔러댔다.

그게 그의 진심이었구나. 비릿한 아이러니가 속에서 부글거렸다. 웃고 싶었지만 웃을 수 없었다. 시야가 뿌예졌다. 눈물이었다.

이 모든 것 끝에… 내가 좋아했던 사람이 이런 말을 하다니. 아팠다. 그가 완전히 내 것이 아니라는 건 알고 있었다.

하지만 그 감정을 멈출 수 없었다. 언니가 내 일기를 훔쳐 읽고 일주일 뒤 내 짝사랑이 자기 약혼자라고 득의양양하게 선언하며 내 방에 들어왔을 때도 나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거리를 두었다. 그런데 언니는 떠났다. 비밀 남자친구와 손잡고 도망쳤다. 나를 무너뜨린 건 그게 아니었다. 언니라는 이름이 붙은 그 위선자였다. "미안해, 밀라. 잠깐 정신이 나갔던 거야. 근데 이제 괜찮지, 그렇지?" 손 한 번 내저으며 자기 행동을 털어냈다. 하지만 나는 참지 않았다.

주먹을 꽉 쥐고 힘을 짜내어 나는 말했다. "언니는 안토니랑 도망쳤잖아." 언니의 흐느낌이 잠시 멈췄다. 엄마가 폭발했다. "언니가 분명히 사과했잖아. 더 어쩌란 거야!" 언제나 언니가 원하는 건 다 줘야 한다고 들어왔다. 하지만 이번엔 달랐다.

"언니는 그 남자가 싫어하는 여자를 강제로 결혼시키는 사람이라고 했잖아요—" 말을 끝맺지 못했다. "버르장머리 없는 것!" 아빠가 달려오더니 모두 앞에서 내 뺨을 때렸다. 홀 안에서 탄식이 터졌다.

"언니 남자를 빼앗고 도망치게 만들더니 이제 언니 명예까지 망치려 해!" 엄마가 나를 손가락질했다. 나를? 내가 조종을? 언제? 그 순간 플로라의 눈에서 빛난 승리의 빛을 보았다. 알았다.

이것이 언니의 목적이었구나. 나를 악인으로 만드는 것. 엄마의 목소리는 모두가 들을 수 있을 만큼 컸다. 수많은 시선이 나를 짓눌렀다. 언니 대신 나더러 결혼하라고 새벽에 끌어내 애원할 때는 왜 내가 조종한다고 안 했는가? 딸의 명예를 내가 망친다지만, 내 명예는? 늘 이랬다. 나는 세 사람을 바라보았다. 그리고 나는?

나는 이 가족의 일원이었던 적이 없었다. 왜 이걸 이제야 알았을까? 이제 무슨 일이 일어날지 뻔히 보였다. 어느 순간 사람들이 휴대폰을 꺼내 들었다. 플래시가 번쩍였다. 타블로이드지, 신문들이 이걸 보도할 것이다.

나는 구경거리가 되었다. 이미 되어 있었다. 무대 위에서 재주 넘는 원숭이처럼.

"이렇게까지 할 줄 몰랐어, 밀라. 그렇게 나를 원했으면 말하지 그랬어. 언니한테 계략을 꾸미다니 역겨워." 누군가 나를 거칠게 밀쳤다. 비틀거리며 쓰러질 뻔했다.

데빈이었다. 그는 나를 지나쳐 플로라의 등을 다정하게 토닥였다. 언니가 흐느꼈다. "많이 힘들었겠다," 그는 나에게 단 한 번도 쓴 적 없는 다정한 목소리로 말했다.

내 앞에서 두 사람의 손가락이 맞물렸다. 그는 언니의 턱을 살짝 들어 올려 몸을 기울였다.

설마—안 돼! 눈을 돌리려 했지만 이미 늦었다. 봐버렸다. 내 앞에서 키스를! 어지러움이 몰려왔다. 세상이 색의 소용돌이로 변했다.

"나 더 이상 못 하겠어!" 모두가 나를 쳐다봤다. 동정과 조롱이 뒤섞인 눈빛들. 너무 많았다. 도망쳐야 했다.

나는 달렸다. 제단에서 내려와 바로. 하지만 데빈의 말이 아직도 귓속을 후벼팠다. "넌 내 신부야. 영원히." 그리고 나는? 결혼식 날, 나는 버려진 신부였다.

계속 읽으시겠어요?

이어서 읽으면 이야기가 계속됩니다.

이어서 읽기

챕터 목록

총 23장

  1. 1장제1화 버려진 신부
  2. 2장제2화 낯선 위험
  3. 3장제3화 추방

신작